카카오와 다음이 합병될 때 카카오의 여성 개발자 사이에 다음의 육아 시스템과 시니어 여성 개발자가 화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카카오가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육아 문제에 대해 사려깊지 못했고 여성 개발자가 시니어로 성장하기에 불리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처음에는 카카오와 매한가지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셰릴 샌드버그는 <린인>에서 자신이 임신한 상황에서야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에게 다가가 임산부 전용 주차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최고 경영진에 임신한 여성이 생긴 덕택에 비로서 상황이 개선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녀는 동명의 [린인 운동](http://leanin.org/)도 하고 있습니다.)

세릴은 고위직의 여성을 닭이라고 보고 여성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달걀이라고 비유하며 보다 많은 닭이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이야기합니다. 닭과 달걀에서 닭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죠. 그녀가 구글과 페이스북의 임원으로 일을 하며 그 회사들은 미국에서 여성 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하게 되었을테고 그녀가 닭으로서 달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많은 여성들이 그런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임원들 중 상당 수는 워커홀릭이며 생활과 일의 밸런스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원이 되는 과정에서 얻는 것도 많겠지만 잃는 것도 많을 것입니다. 그 트레이드 오프를 감수하고 임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개인의 것이며 그 선택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여성들에 남녀 불평등과 육아 문제를 위해 트레이드 오프를 감수하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은 잔인합니다. 개별 여성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입니다.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들은 대부분 결혼 전 평등한 성관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아이가 태어나면 전통적인 성관념을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는 여성이 트레이드 오프를 감수하는 것과 남성이 전통적인 성관념을 거절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남성들도 전통적인 성관념을 벗어나기 어렵고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높은 자살율로 이어지는 가디언의 기사 도 생각할 여지를 줍니다.

여성들이 슈퍼맨이 되고 심리적인 장벽을 넘어서 닭이 되어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문제의 해결 범위가 개별 회사로 좁혀지게 됩니다. 셰릴이 닭이 되어도 그녀는 구글과 페이스북 밖의 회사에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의 남녀평등 문제와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기업에 여성 임원을 채용한다는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고 변화는 제한적이고 매우 느립니다. 그리고 사회 전체의 문제를 일부 여성에게 해결을 위임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도 올바른지 방법인지 의문이 들어요.

우리는 좀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많은 국가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아버지가 육아에 참여한 경우에 아동들은 더 건강하며 비행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아들의 창의성은 어머니의 뛰어난 직업적인 성취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부장적인 시스템에 빠져 있는 한 우리의 행복과 발전은 장애를 겪게 되는 것이지요.

나는 이 문제를 여성만 그것도 개인이 개별적으로 기여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셰릴은 성공한 여자 임원들이 흔히 빠지는 개별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져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함께 사회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함께 연대해야 합니다. 그것이 가부장적인 시스템에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인 여성을 돕고 또하나의 슬픈 피해자인 남성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겁니다. 우리 린인하지 말아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여성만 달려갈 필요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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